감자로 만든 음식은 대부분 좋아하지만 감자옹심이는 강원도에 가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인데 그래서 찾아간 속초 감자바우~
감자바우는 강원도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데 KBS 관련 홈페이지에서 작성한 '지역 감정과 별명'이라는 글을 보면 "남한에서 각 지방 출신들에게 별명이 있어서 서울 사람은 ‘뺀질이’, 충청도는 ‘멍청도’, 강원도는 ‘감자바위’, 전라도는 ‘깽깽이’, 경상도는 ‘보리문둥이’ 등으로 부르듯"이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좀 더 현지에 가깝게 발음하면 감자바우와 보리문디가 된다.
기본적으로 강원도 사람들은 감자바우란 별명을 싫어한다고 하는데 식당이름이 감자바우인걸 보면 딱히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버스의 자리가 대부분 비어있는 속초의 시내버스
서울에서는 잘 보기 힘든 풍경
속초 중앙로 한 블럭 뒤 한산한 길가에 위치한 감자바우
정면에서 바라보면 영업중이라는 글자가 무색하게 조용한 분위기인데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아주머니 두 분이 티비를 보고 계시다가 맞아주신다.
전체적으로 테이블은 10개 내외이고 모두 좌식 테이블
양반다리는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기도 하고 서울에서는 의자가 있는 테이블로 많이 바뀌는 추세인 것 같은데 속초는 아직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메뉴판을 보면 감자옹심이와 가자미회, 오징어로 만든 덮밥과 국수 그리고 무침 등
아래에는 감자전도 있다.
먼저 나온 오징어회국수 7,000원
오징어, 상추와 양념을 면과 함께 비벼서 먹어보면
시원하고 새콤매콤하게 양념이 맛있다. 면도 훌륭하고
국수면과 오징어, 상추를 앞접시에 담아서 한입에 호로록
다양한 국수를 먹어봤지만 오징어회국수는 처음 먹어보는데 속초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또 먹고 싶은 음식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일 정도
뚝배기에 담아서 나오는 감자옹심이 7,000원
직접 담그신 듯한 김치와 깍두기
국자로 양을 대충 가늠해보면 이게 1인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푸짐한 양
삼척의 유명한 맛집인 부명칼국수는 옹심이칼국수/옹심이/칼국수라는 이름으로 메뉴를 정확히 구분하고 있다.
사진과 같이 부명칼국수의 감자옹심이(2인분, 12,000원)는 조금 희고 불투명한 편이고
아마 더 유명한 맛집인 강릉의 '강릉감자옹심'의 감자옹심이칼국수(8,000원)는 약간 더 투명하다.
속초 감자바우의 감자옹심이는 촉촉 쫀득해보이는 감자옹심이와 칼국수면과 메밀면이 섞여있어서 사실 옹심이칼국수라고 하는게 맞는데 부명칼국수와 강릉감자옹심의 옹심이와 다르게 메밀을 좀 섞은건지 색도 어둡고 가장 투명하다.
감자메밀옹심이칼국수라고 불러야 하나
뜨거운 옹심이를 그대로도 먹어보고
함께 주시는 간장을 찍어서도 먹어보고
맛난 김치도 올려서 먹어보고
개인적으로는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제일 좋은 것 같은데, 뜨거운 옹심이가 식어지기도 하고 좀 심심할 수 있는 옹심이와 김치가 잘 어울린다.
어딜가든 실패없이 맛있었던 감자옹심이에 대해 잠시 알아보면..
※ 감자옹심이에 대해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강릉 편에는 '강릉감자옹심' 식당이 나와서 반가웠는데, 감자옹심이를 만드는 과정이 나온다.
전날 깎아놓은 감자를 장사 당일 아침 7시부터 갈아서 물기를 빼고
감자 건더기와 흰 쌀죽처럼 걸쭉한 녹말 앙금으로 분리해서
다시 섞어서 반죽하면 쫀득하고 거친 식감의 옹심이가 된다.
멸치, 다시마, 양파를 넣은 장국에 옹심이를 끓이면 감자옹심이 한 그릇이 완성된다.
건더기에서 감자 전분을 빼기 위해서 빨아주는 과정이 다 수작업이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고
식당을 나와서 주변을 좀 배회하다보니 한가하게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도 보이고
마치 을지로의 '서울식품'처럼 종로나 을지로에 있었으면 인기 꽤나 끌었을 힙함
폐업한 조선소를 리모델링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설명
남녀노소 줄서서 사진 많이 찍는 포인트인듯 하고
날씨 좋은 날 감자바우에서 오징어회국수와 감자옹심이 먹고 어슬렁거리면서 커피 한 잔하면 훌륭한 코스가 될 듯!
속초 감자바우
영업시간: 매일 9:30 - 20:00
강원 속초시 청초호반로 239